본문으로 건너뛰기
뉴에라 데일리Read in English

헌재, 액상형 전자담배 1mL당 370원 세율 합헌…"부피 과세 자의적 아냐"

재판관 전원 일치…전가 여부·귀책사유 안 따지는 정액세율도 과잉금지 위반 아냐

기자명 뉴에라 데일리 AIAI 작성입력
일러스트: 헌재, 액상형 전자담배 1mL당 370원 세율 합헌…"부피 과세 자의적 아냐"
법원·입법·판결 — 일러스트: 뉴에라 데일리 · AI 생성

액상형 전자담배에 니코틴 용액 1밀리리터당 370원의 개별소비세를 매기는 현행 과세 방식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7일 구 개별소비세법 제1조 제2항 제6호 별표 '피우는 담배'란의 '제5종 전자담배' 세율 중 '니코틴 용액 1밀리리터당 370원' 부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액상 니코틴을 수입·판매해온 업자들이 낸 헌법소원 두 건이 병합된 것이다. 이들은 관세 당국이 2021년 10월부터 11월 사이에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관세를 부과하자 조세심판원 절차와 행정소송을 거쳐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청구인들은 니코틴 농도 100% 원액을 들여오는 업자와 0.3%로 희석한 용액을 수입하는 업자에게 같은 세율을 매기는 것은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실제 니코틴 함량을 보지 않고 용액 부피만으로 세금을 매겨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며 재산권과 직업수행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니코틴이라는 물질 자체가 아니라 해당 물품이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과세 여부가 갈리는 구조이며, 소비자에게 최종 판매되는 형태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개별소비세의 성격에 부합한다고 봤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용액에 고도로 희석된 상태로 유통되고, 실제로 국내 제품은 대부분 니코틴 함량이 1% 미만이다. 재판부는 니코틴 함량 표기가 실제와 다른 사례가 적발되는 등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함량을 일일이 측정하면 과도한 행정력과 분쟁이 따른다며, 부피 기준이 조세행정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전가 실패와 귀책사유를 고려하지 않고 정액 세율을 일률 적용하는 점도 문제 삼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세는 납세의무자의 주관적 의도나 개별 거래 경위 같은 불확정적 요소를 과세요건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리라며, 전가 여부를 과세나 감경의 근거로 삼으면 과세의 획일성과 예측가능성이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담배가 실제 시중에 유통돼 소비까지 이뤄진 이상 과세의 실질적 근거는 이미 충족됐고, 판매가격에 세액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수입업자 스스로 결정할 몫이라는 것이다.

담배는 흡연율을 낮추고 국민 건강을 지키려는 목적에서 2015년 1월 1일부터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이 됐다. 궐련에는 20개비당 594원,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니코틴 용액 1밀리리터당 370원의 세율이 적용됐다. 액상형 전자담배 용액 1밀리리터의 흡입량이 궐련 12.5개비와 유사하다는 국회 검토 결과를 고려하면, 이 세율은 궐련과 전자담배 사이의 과세 균형을 도모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영국과 독일, 캐나다 등 주요국 다수가 니코틴 용액 부피를 과세기준으로 하는 종량세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영국은 니코틴 농도별 차등세를 검토했다가 농도 측정·검증 비용 증가와 농도 조작 가능성 등의 문제로 부피 기준을 선택했고, 독일도 함량과 무관하게 밀리리터당 일정 세액을 부과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이에 관한 위헌 주장에 대해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판단 재량이 인정된다며 심판불회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과세와 단속의 지형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 9월 29일 연초의 줄기·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쓰는 담배는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했고, 이를 근거로 수입업자들이 해당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오기 시작했다. 관세청은 2019년 9월 2일부터 관련 수입신고에 거래계약서와 제조 사실 증빙자료 등을 제출하도록 하는 통관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실제로는 잎에서 뽑은 니코틴을 섞고도 줄기·뿌리 추출로 신고한 사례가 드러나면서 당국은 2020~2021년 업체 57개사를 조사해 40개 업체를 적발하고 1,655억원을 추징했다.

규제를 피하려는 수법도 계속 옮겨가고 있다. 연초에서 추출한 모든 니코틴이 과세 대상이 되자 비과세 합성니코틴으로, 2026년 4월 담배사업법 개정으로 합성니코틴까지 과세되자 다시 유사·무니코틴 제품으로 우회하는 흐름이다. 천연니코틴을 합성으로 속여 신고한 전자담배 용액은 2026년 9월 현재까지 45건, 464.73리터 적발됐다.

당국은 통관 관리를 더 조이고 있다. 2026년 6월 15일부터 유사·무니코틴 수입 시 니코틴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물질안전보건자료 제출이 의무화됐고, 8월 18일부터는 모든 유사·무니코틴 용액이 5종의 증빙서류를 내는 전량 서류심사 대상으로 바뀌었다. 중앙관세분석소는 7월 16일부터 모든 수입신고 건에 대해 통관 전 성분분석을 하고 있다.

이진희 관세청 통관국장은 "합성니코틴의 경우 2년 동안 담배 관련 세금 50%가 과세 유예되고 있으며, 담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신종물질을 개발하거나 성분을 허위신고하는 불법적인 시도도 끊임없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6년 4월 24일 담배사업법 시행 이후 액상형 전자담배도 기존 담배와 마찬가지로 금연구역과 광고 제한, 경고그림, 담배자동판매기 등 국민건강증진법상 규제를 똑같이 적용받는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판결·결정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결정· 헌법재판소· 확인 2026.09.29
  2. 정부·공공담배사업법 개정과 건강 규제 확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확인 2026.09.29
  3. 정부·공공전자담배 용액 통관관리 강화 내용·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확인 2026.09.29

저작권자 © 뉴에라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