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호주 아닌 기혼 장남 사망 땐 처가 상속' 구 관습법 합헌…재판관 6:3
파주 임야 소유권 다툰 후손들 헌법소원 청구했으나 기각…3인은 "관습법은 심판 대상 아니다" 반대의견

헌법재판소가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을 처가 단독으로 상속하도록 한 민법 시행 전 구 관습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17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이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관습법은 민법(1958년 제정) 시행 이전부터 적용돼 온 것으로,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자녀 없이 사망하면 배우자인 처가 재산을 단독 상속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처는 혼인을 통해 피상속인과 새로운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상호 부양과 협력을 통해 재산을 형성해온 사람인 점, 여성의 독자적인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이 현저히 곤란했던 당시 상황에서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처의 생계를 보호할 필요성이 컸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처를 직계존속보다 우선해 상속순위를 정한 것이 상속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호주제 아래에서 가의 재산승계와 호주 아닌 가족의 재산상속을 구분했던 종래 상속관습법 체계에 부합하고, 이미 폐지된 관습법의 효력을 사후에 부인할 경우 그동안 이를 전제로 형성된 법률관계가 한꺼번에 뒤집히는 혼란을 고려하면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산상속에서는 혈연관계의 친소뿐 아니라 피상속인과 생활공동체를 구성했는지, 재산 형성에 기여했는지, 유족의 생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1919년 5월 27일 자녀 없이 사망한 피상속인의 후손들이 경의중앙선 역사와 선로 부지로 쓰이는 파주시 금촌동 산 일대 임야 3,707㎡의 소유권을 두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불거졌다. 후손들은 해당 토지가 피상속인에게 사정된 땅이라며 소유권이전등기 절차 이행을 청구했지만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모두 패소했고, 상고심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부적법 각하되자 2022년 6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이 관습법이 직계존속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재산권과 혼인·가족생활의 보장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재판관 정형식·조한창·정계선은 반대의견에서 "관습법의 성립에는 국회의 관여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헌법 규정에 의해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받은 규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관습법은 헌법소원심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이들은 관습법에 대한 판단은 그 존재와 내용에 관한 사실인정을 전제로 하고 구체적 법률관계에 적용해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1차적으로 법원이 담당하는 게 적절하다며 청구를 모두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습법을 헌법소원심판 대상으로 본 2017헌바208 등 선례의 입장은 이번 결정에서도 유지됐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판결·결정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결정· 헌법재판소· 확인 2026.09.29
- 판결·결정선고 사실 통지· 헌법재판소· 확인 2026.09.29
- 판결·결정사건명·사건번호· 헌법재판소· 확인 2026.09.29
저작권자 © 뉴에라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