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임신중지약물 수입허가 모자보건법 위반 아냐…요건 충족땐 허가
안전성·유효성 등 요건을 갖춘 임신중지약물은 식약처가 재량 없이 수입을 허가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법제처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질의에 답하며 임신중지약물의 수입 품목허가가 모자보건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놨다. 안전성·유효성 등 허가 요건이 충족되면 식약처가 이를 재량으로 판단할 수 없고 허가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질의는 모자보건법이 인공임신중절수술만 규정한 상황에서 약물 수입 허가도 이 법에 저촉되는지, 신청 자료가 요건을 갖췄을 때 허가해야 하는지를 묻는 내용이다. 법제처는 수입 허가의 적법성과 식약처의 판단 범위를 나눠 검토했다.
법제처는 모자보건법의 적용 대상이 의사의 인공임신중절수술에 한정돼 있고, 임신중지약물이나 약물 수입 허가의 허용·금지를 따로 정한 조항은 없다고 해석했다. 수술만 법에 적혀 있다는 이유로 수술 외 방법과 수입 허가까지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약사법상 수입 품목허가는 의약품을 들여와 시장에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법제처는 이 처분이 특정 임신중지 방법의 적법성을 결정하거나 이를 지시하는 조치는 아닌 만큼, 모자보건법의 수술 허용 기준과는 다루는 대상과 취지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모자보건법의 수술 허용 규정이 형법상 낙태죄 적용을 배제하는 기준으로 쓰여왔을 뿐, 수술 이외 방법을 별도로 금지하는 규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2019년 4월 11일 헌법불합치 결정 뒤 자기낙태죄와 의사낙태죄 조항이 2021년 1월 1일 효력을 잃은 점도 고려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임신 유지 여부에 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으면서 태아의 생명 보호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법제처는 설명했다. 안전성이 확인된 임신중지약물의 수입 허가까지 모자보건법 위반으로 막는 해석은 이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모자보건법은 모성과 영유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 국민보건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법제처는 안전성 등이 확인된 의약품까지 수입 허가를 막아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없게 하면, 모성의 생명권과 건강권 보호라는 법의 목적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공임신중절의 허용 주수와 사유, 절차를 정비하려는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법률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도 언급했다. 다만 법제처는 입법 정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만으로 현행 법을 약물 수입 품목허가 자체를 금지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허가 의무 여부는 약사법의 문언을 근거로 판단했다. 약사법은 의약품을 수입하려는 자가 품목마다 허가받도록 하며, 신청 자료가 정해진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식약처가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 고시도 허가 신청 때 낸 자료가 기준에 적합하면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다. 수입 품목허가에서는 안전성·유효성·품질 기준 관련 자료를 심사하며, 법제처는 이 요건들이 객관적으로 정해져 있어 식약처의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봤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법 개정 전 약물 도입과 관련해 "한국도 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약물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식약처 등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라고 밝혔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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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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