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파산선고 후 사망 땐 상속인 한정승인 간주 안돼
상속재산 자체 파산과 기존 파산절차는 달라…법률 유추 적용 기준도 제시
대법원은 10일 개인 채무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뒤 사망해 상속이 시작된 경우, 상속인을 한정승인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적용하거나 유추 적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파산 절차가 상속재산을 상대로 계속되더라도 상속재산 자체에 파산선고가 내려진 경우와는 같지 않다는 판단이다.
채무자회생법은 상속재산만으로 상속채권자와 유증을 받은 사람에 대한 채무를 모두 갚을 수 없을 때 법원이 상속재산에 파산선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경우 상속재산에 속한 모든 재산은 파산 절차의 재산이 되고, 상속인은 한정승인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개인 채무자에게 먼저 파산선고가 내려진 뒤 그가 사망하면 법은 진행 중인 절차를 상속재산에 대해 계속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 경우는 상속재산에 파산선고가 내려진 상황이 아니어서 한정승인 간주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법원은 최초 파산선고 당시 채무자가 가진 재산과 선고 전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 청구권을 기준으로, 파산 절차에서 정리할 재산과 채권이 이미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후 상속이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그 범위를 달리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상속재산 자체에 대한 파산 절차에서는 상속재산의 모든 재산이 절차 대상이 되며, 상속채권자와 유증을 받은 사람도 그 재산을 상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은 두 절차가 청산 대상과 이해관계인의 범위에서 다르고, 파산선고 후 상속이 시작되기 전 새 재산이나 채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상속재산 자체의 공평한 청산을 위해 마련된 한정승인 간주 효과를 파산선고 후 사망한 채무자의 상속인에게 일률적으로 부여할 수 없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률 유추 적용의 기준도 제시했다. 문언이나 논리 해석만으로 현실의 분쟁을 풀기 어렵거나 사회의 정의 관념에 뚜렷이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때에는 유추 적용이 가능하지만, 규정의 빈틈과 두 사안의 유사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법률 체계와 입법 목적까지 따져 정당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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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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