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변호인 법률자문 자료 압수 원칙적 불허...예외는 엄격히
불구속 피의자·피고인도 변호인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압수 예외는 혐의의 중대성 등을 따져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이 형사사건에서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이 사건을 논의하며 만든 법률자문 자료는 원칙적으로 압수할 수 없다고 20일 결정했다. 체포·구속된 사람뿐 아니라 불구속 상태의 피의자와 피고인도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권리가 국가권력과 피의자·피고인 사이의 실질적 균형을 이루고 공정한 형사절차를 실현하기 위한 헌법상 요청이라고 봤다. 단순히 변호인을 만나 조언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담과 의사소통의 내용까지 온전히 비밀로 지켜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이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생성된 법률자문·법률상담 문서, 자료, 물건에도 이 기준을 적용했다. 이런 자료가 수사기관에 제한 없이 넘어갈 수 있다면 당사자가 변호인에게 사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기를 주저할 수 있고, 방어 전략처럼 사건의 비밀에 속하는 내용도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비밀 보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당사자가 적절한 법률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자문 서류에는 방어권 행사 방법과 내용 등 사건 관련 비밀 정보가 담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압수가 무제한으로 허용될 경우 방어권 침해가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영장에 따른 압수라도 예외는 아니라고 했다. 범죄 수사를 위한 강제수사는 필요한 최소 범위에 그쳐야 하고, 압수 과정에서도 헌법상 비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형사소송법도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을 일정 범위에서 보호한다. 구금된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의 접견·서류 수수를 허용하고, 업무상 맡아 보관한 타인 비밀 물건의 압수와 비밀에 관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당사자가 변호인에 대한 법률자문 자료 압수를 승낙한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 있다. 변호인이 당사자와 공범 관계이거나 범죄 또는 다른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처럼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될 때에도 압수는 가능하다고 봤다.
이 같은 필요성은 범죄 혐의가 얼마나 중한지와 압수물의 증거가치·중요성, 압수로 인한 변호인 조력권 침해 정도를 종합해 엄격하게 가려야 한다고 했다. 이런 예외 사정이 없는데도 수사기관이 자료를 압수했다면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위법한 압수라고 판단했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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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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