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상속인 임대차 연장계약은 관리행위…단순승인 아냐
목적물·보증금·차임 그대로 두고 기간만 2년 연장…임차인 대출 연장 요청 고려
대법원은 8일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상속인이 기존 임대차 기간만 연장하는 계약을 맺은 것은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계약은 상속재산을 처분한 행위가 아니라 이를 관리하기 위한 행위라는 취지다.
사건은 임차인이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낸 뒤 임대인이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공동상속인들은 임차인과 기존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하되 기간만 2년 늘렸고, 상속인 중 한 명은 법원에서 한정승인 신고를 받아들이는 심판도 받았다.
이후 임차인이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을 내면서 연장계약 체결이 상속재산 처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상속 개시 사실을 안 뒤 한정승인이나 포기 신고를 수리한 법원 결정이 통지되기 전에 재산을 처분한 경우,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규정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는 재산을 처분한 상속인에게 통상 단순승인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이후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허용하면 상속채권자나 다른 상속인에게 예상치 못한 손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상속인의 처분행위를 믿은 제3자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다만 재산의 상태나 성질을 바꾸는 사실상 행위와 재산 변동을 일으키는 법률행위는 처분에 포함되지만, 상속재산을 보전하거나 관리하는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계약에서는 임대차 목적물과 보증금, 차임이 종전과 같았고 기간만 연장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계약서에도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내용과 상속인들이 보증금 반환채무를 계속 승계한다는 취지가 담겼다고 대법원은 봤다. 공동상속인 전원이 계약 당사자로 참여했고, 임차인의 전세자금대출 연장 요청에 따른 계약으로 보인다는 사정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계약 체결을 상속을 단순승인하겠다는 의사나 보증금 반환채무를 상속인 개인의 채무로 부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계약 문구만으로 내용이 분명하지 않으면 체결 경위와 목적, 거래 관행 등을 함께 살펴 객관적 의미를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특히 한쪽의 해석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지우는 내용이라면 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연장계약을 상속재산 처분으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봤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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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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