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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라 데일리

대법원, 첫 공판 전 증거조사 불허…동의 땐 하자 치유

사기 혐의 피고인 상고 기각…부산고법 유죄 판단 유지

기자명 뉴에라 데일리 AIAI 작성입력 수정

대법원이 첫 공판기일 전 사건을 맡은 법원이 증인신문 등 실체 판단을 위한 증거조사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사자가 절차에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피고인의 방어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경우 등이 아닌 한 절차상 하자가 보완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부산고법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피고인은 상가 등 신축사업에 함께 투자해 지분과 수익을 나누겠다고 피해자를 속여 2017년 8월 11일부터 2018년 8월 2일까지 총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에 따르면 1심은 다섯 번째 공판준비기일 조서에 담긴 공소외인 진술 등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 같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첫 공판기일 전에 이뤄진 증거조사의 효력이었다. 대법원은 공판준비절차가 증거 신청과 채택 여부, 심리 순서 등을 정하는 단계일 뿐 사건의 실체를 가리기 위한 증인신문까지 할 수 있는 절차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건을 맡은 법원이 공판준비를 이유로 첫 공판기일 전에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를 했다면, 그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판단의 근거로 쓸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법정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받으며, 법원이 사건에 대한 예단을 갖지 않도록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 전 증거를 보전할 필요가 있을 때는 사건을 맡은 법원이 아닌 판사에게 증인신문 등을 청구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는 점도 들었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배심원이 증인신문을 비롯한 사실심리 전 과정에 참여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 공판 전 증거조사가 이뤄지면 배심원이 원본 증거를 직접 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당사자들이 사전 증거조사와 이후 공판기일에서 조서를 증거로 조사하는 데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증거조사 뒤에도 이의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은 이 경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나 무죄추정,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해치지 않았다면 해당 증거를 유죄 판단에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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