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무장병원 실질 개설자 환수금 더 크게 부과 가능
부당이득 징수 처분은 책임 정도를 따지는 재량 판단…명의자와 연대책임
대법원은 12일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 취소를 다툰 사건에서 비의료인이 실제로 개설·운영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실질 개설자에게 명의상 요양기관보다 많은 부당이득 환수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명의를 내준 의료인보다 실질 운영자의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되면 두 사람이 연대해 낼 금액도 실질 운영자에게 더 크게 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판단은 2020년 12월 29일 개정 전 국민건강보험법의 부당이득 징수 규정을 해석한 것이다. 쟁점은 실질 개설자에게 매기는 징수금이 명의상 요양기관에 부과된 환수금 범위 안에만 머물러야 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실질 개설자가 명의기관에 종속해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에 따르면 실질 개설자는 명의상 요양기관과 별도로 부당이득을 돌려줄 의무를 부담하면서도, 명의기관과는 연대책임 관계에 놓인다. 따라서 실질 개설자가 의료기관을 통해 속임수 등 부당한 방식으로 받은 보험급여 비용 가운데 얼마를 징수할지는 책임의 경중을 반영해 정할 수 있으며, 명의기관에 부과한 액수가 상한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원은 기관이 실제 수행한 요양급여의 내용과 비용 규모를 살피고, 개설·운영 과정에서 각자가 맡은 역할과 위법성도 비교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영 성과가 누구에게 돌아갔는지와 명의자가 실제 얻은 이익의 정도 역시 처분 액수를 정하는 요소로 꼽았다. 부당이득 징수 처분을 사안마다 책임을 따져 정하는 재량행위로 본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가 성립하는 기준도 제시했다. 시설과 인력을 마련·관리하고 개설 신고와 의료업 시행을 챙기는 일,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일 등을 비의료인이 주도했다면 실질 개설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 성과가 비의료인에게 돌아가는지도 판단 사정으로 들었다.
반대로 의료인인 개설명의자가 자신의 이름만 제공하고 실제 개설·운영에 관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실질 개설자와 구별했다. 이 경우 개설명의자는 실질 운영자에게 고용돼 대가를 받을 뿐, 의료기관 운영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직접 귀속받지 않는다고 봤다.
이 같은 구분은 당시 의료법의 처벌 규정에도 반영돼 있다. 2020년 3월 4일 개정 전 의료법은 비의료인의 실질 개설행위에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정한 반면, 개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사람에게는 5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했다. 대법원은 이런 처벌의 차이도 실질 개설자와 명의자의 책임이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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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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