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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라 데일리

대법원, 다른 유언 방식 가능하면 구수증서 유언 무효…원심 파기환송

예금 9600만5752원 지급 청구 사건…건강, 필기, 발음 상태를 종합 판단

기자명 뉴에라 데일리 AIAI 작성입력 수정

대법원은 2일 다른 유언 방식을 택할 수 있는 객관적 여건이 있었다면 구수증서 유언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예금 지급 청구 사건의 원심판결을 깨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는 유언장에 기재된 예금채권을 근거로 은행에 예치된 9600만5752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유언자는 폐암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했고, 호흡곤란을 겪은 뒤 유언 사흘 만에 사망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유언자가 말로 남긴 뜻을 증인이 기록하는 구수증서 유언의 효력이었다. 이는 질병이나 급박한 사유 탓에 다른 법정 방식으로 유언할 수 없을 때에만 쓸 수 있는 예외적인 방식이다.

대법원은 자필증서나 녹음처럼 다른 방법을 쓸 수 있었다면 구수증서 유언을 허용할 수 없다고 봤다. 공정증서나 비밀증서 방식의 이용 가능성도 함께 검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유언 형식을 엄격히 요구하는 이유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유언 뒤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다툼과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요건이나 절차에서 벗어난 유언은 유언자의 실제 의도와 일치하더라도 효력이 없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따라서 위중한 상태였다는 사정이나 유언자가 느낀 어려움만으로 구수증서 방식을 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법정 방식의 이용이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를 유언자의 주관과 별개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구수증서 유언에는 두 명 이상의 증인이 참여해야 한다. 유언자가 증인 가운데 한 명에게 유언 내용을 직접 말하고, 이를 들은 사람이 기록한 내용을 낭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낭독이 끝나면 유언자와 증인은 내용이 정확하다는 점을 승인해야 하며, 이후 각자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 같은 절차가 유언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법정 요건이라고 봤다.

제3자가 미리 써 둔 문안에 따라 질문한 뒤 유언자가 몸짓이나 짧은 답변으로 긍정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유언 내용을 말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유언자가 자신의 의사를 말로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요건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유언 당시의 의사능력과 유언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해, 미리 작성된 문안이 유언자의 진정한 뜻에 따라 마련됐다는 점이 분명한 특별한 사정은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경우에도 문안과 유언자의 의사 사이의 관계가 명확히 확인돼야 한다는 취지다.

환송심에서는 당시 질병과 급박한 사유의 구체적인 내용부터 살펴야 한다. 유언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병세가 악화된 정도, 거동이나 필기행위가 가능한지 여부도 판단 요소로 제시됐다.

호흡이나 발음기관의 장애가 어느 정도였는지 역시 검토 대상이다. 유언자가 유언의 전체 내용은 물론 성명과 날짜까지 스스로 주도해 말할 수 있었는지도 따져야 한다.

제3자의 도움이 필요했는지와 실제로 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대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다른 유언 방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했는지를 판단하라고 했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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