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3자 불법녹음 파일 민사소송 증거로 못 쓴다
휴대전화 문자·사진 등은 개별 판단…부정행위·위자료 인정 원심은 유지
대법원이 제3자가 몰래 녹음한 타인 간 비공개 대화 파일은 민사소송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에 별도의 증거 배제 규정이 없는 위법 수집 자료는 사생활 보호와 사실관계 규명의 필요성을 비교해 채택 여부를 정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대법원은 30일 이혼 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녹음과 휴대전화 자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된 손해배상 사건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피고들은 원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다.
사건은 이혼 소송이 진행되던 중 원고가 배우자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원고는 이 장치로 대화를 녹음하고, 배우자 휴대전화에 있던 문자와 사진, 동영상도 촬영해 부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의 증거로 제출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통신비밀보호법은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는 일을 금지한다. 법은 이를 어겨 얻은 녹음물에 대해서는 재판이나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쓰지 못하도록 별도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제3자가 불법적으로 녹음한 파일과 이를 옮긴 녹취록은 민사 재판에서도 증거 자격이 없다고 봤다. 위법하게 확보됐다는 사정에 더해 해당 법에 증거 사용을 막는 조항이 있다는 점을 결정적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얻은 자료라는 이유만으로 민사재판에서 모든 증거가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민사소송에는 위법 수집 증거를 포괄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만큼, 다른 법률에 별도 제한이 없다면 사건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해 수집한 휴대전화 속 문자와 사진 등은 이런 기준이 적용됐다. 증거 사용을 직접 막는 규정이 없는 만큼 사생활 등 인격적 이익이 얼마나 침해됐는지와 사실관계를 밝힐 필요성, 증거 확보의 필요성을 비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공정한 재판과 소송 당사자 사이의 신의성실 원칙을 이 판단의 바탕으로 제시했다. 사건의 성격, 자료를 얻은 경위, 침해된 사생활의 정도도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자료로 입증하려는 대상의 특성과 증거 확보의 필요성 또는 긴급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당사자 사이의 관계와 분쟁 양상 역시 고려 대상이라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대법원은 불법 녹음 자료는 배제했지만, 휴대전화 촬영 자료 등을 토대로 부정행위와 위자료 지급 의무를 인정한 원심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피고들이 제기한 상고는 모두 기각됐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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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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