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관문 앞 칼·라이터 위협…'휴대' 아니면 특수협박 불성립
위협의 고의는 인정했지만, 위험물을 언제든 쓸 수 있게 통제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됐다.
대법원은 16일 피해자 집 현관문 앞에 칼과 라이터를 놓고 떠난 피고인의 행위가 위협에는 해당하지만 특수협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과도 2개와 점화용 라이터 3개를 들고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건물에 들어갔다. 과도의 칼날 길이는 각각 9.7cm였으며, 피고인은 비상계단을 올라가 피해자 주거지 현관문 앞에 물건들을 놓아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현관문 앞에 물건을 둔 행위가 일반적으로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알린 것으로 봤다. 피고인에게 협박의 고의가 있다는 앞선 재판의 판단도 받아들였다. 다만 물건을 위협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지닌 채 위협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수협박은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위협해 그 해악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키운 경우에 적용된다. 대법원은 이 같은 범행 방식이 위협의 구체성과 실행 가능성을 높여 피해자의 의사결정 자유를 더 크게 제약할 수 있어 가중 처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때의 '휴대'가 범행 현장에서 물건을 사용할 의도로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하는 상태를 뜻한다고 판단했다. 위험물을 실제 위협에 사용했는지까지 요구되지는 않지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여서 위협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는 사정은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피고인은 칼과 라이터를 해악을 알리는 매개물로 현관문 앞에 두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피해자가 이를 발견할 때는 피고인이 이미 현장을 벗어나 물건을 소지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있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상 피고인이 물건을 원래 용도로 쓰려는 의도 아래 지배한 채 위협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앞선 재판이 특수협박 혐의를 유죄로 본 데에는 '휴대' 요건을 잘못 해석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판단 때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범행 동기, 위협 방식 등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위험물의 종류와 위험성, 물건을 지니거나 사용한 경위, 범행 전후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1
저작권자 © 뉴에라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