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미국 검인명령 근거 국내 부동산 강제집행 불허
국내 확정 결정과 충돌한 미국 법원 명령…외국 재판 승인 기준 제시
대법원이 30일 미국 법원의 검인명령을 근거로 국내 상속 부동산을 강제 매각하려 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외국 재판의 국내 집행 기준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상속재산관리인으로 임명된 사람이 국내에서 이미 선임된 관리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판결했다.
사건은 미국 영주권자로 미국에 거주하던 한국 국적자가 유언을 남기지 않고 사망한 뒤 국내 법원이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고, 이 결정이 확정되면서 시작됐다. 그 뒤 다른 사람은 미국 법원에서 자신을 상속재산관리인으로 임명하고 모든 관리 권한을 부여하는 검인명령을 받은 뒤 국내 부동산의 매각 강제집행 허가를 구했다.
대법원은 외국 재판을 바탕으로 한 집행판결이 그 재판에서 확인된 권리를 국내에서 강제로 실현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외국 재판의 옳고 그름을 다시 따지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승인·집행할 요건이 있는지만 심사하는 만큼, 재판에서 인정된 권리를 넘어서는 집행을 구할 수 없다고 봤다.
외국 재판이 집행 대상이 되려면 재판권을 가진 외국 사법기관이 당사자들의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하는 절차를 거쳐 내린 최종 판단이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 있어야 하며, 외국 재판을 승인할 수 있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때 외국 재판을 인정한 결과가 국내의 기본적인 도덕 관념이나 사회질서를 해치는지는 해당 사건의 내용과 한국과의 관련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의 결론뿐 아니라 그 이유와 승인 뒤 생길 결과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기준도 내놨다.
대법원은 이 사건 미국 검인명령이 구체적인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청구한 집행 범위도 명령으로 부여된 권리 안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국내 법원이 확정한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결정과 충돌하는 만큼, 이 명령을 승인하는 것은 국내 사회질서에 어긋난다고 봤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1
저작권자 © 뉴에라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