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ABCP 주도 증권사 직접 권유 안 한 투자자에도 책임
투자금 회수 불능 손해는 미회수액이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
대법원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의 발행과 유통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증권사가 투자자 보호 의무를 어겨 손해를 냈다면, 직접 투자를 권유하지 않은 투자자에게도 불법행위에 따른 배상 책임을 진다고 30일 판결했다.
ABCP는 특정 자산을 토대로 자산유동화를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기초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으로 상환되는 구조인 만큼, 기초자산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 투자금 회수 방식에 따라 투자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은 금융투자업자가 기초자산과 유동화 구조의 핵심 내용을 정하고 자산을 양수할 법인을 세워 ABCP를 발행하게 한 뒤, 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유통했다면 발행·유통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투자 관련 정보를 처음 생산해 제공하는 위치인 만큼 기초자산의 수익구조와 위험, 투자금 회수 구조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용평가 과정에서도 기초자산의 위험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정확한 자료를 신용평가사에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위험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부정확한 정보가 투자자에게 전달되도록 뒀다면 합리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다.
부정확한 정보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쳐 손실이 발생했다면, 투자자가 의도하지 않은 위험을 떠안게 된 만큼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대법원은 밝혔다. 발행·유통자가 직접 권유한 상대방이 아니더라도 해당 정보에 영향을 받아 투자한 투자자라면 같은 책임이 적용된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신해 권리를 행사할 필요가 있는지도 엄격히 따져야 한다고 봤다. 보전하려는 채권의 내용과 금전채권일 경우 채무자의 변제 능력, 두 권리의 관련성을 함께 고려해 채권 회수가 어려워질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며, 채무자의 재산 관리에 부당하게 개입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ABCP를 매입한 은행이 발행·유통을 주도한 증권사 등을 상대로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의 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만기 뒤 원금을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다는 자료가 없다면 투자금에서 이미 회수했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뺀 돈이 손해가 된다고 판단했다.
손해액은 미회수 금액이 확정된 시점에 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어음 만기 뒤 원심 변론종결일을 손해 발생 시점으로 본 판단에는 손해 발생일과 지연손해금 산정 기준에 관한 법리 오해가 있다고 봤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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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대법원 대법원 판결· 대법원· 확인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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