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4메가 디램 설계도면 15건 복원…ETRI에 전달
1986~87년 제작 유일본 대형 도면, 8개월 정밀 복원 거쳐 고품질 원문 공개

우리나라 최초의 4메가(M) 디램(DRAM) 설계도면이 40년 가까운 세월을 건너 되살아났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제19회 반도체의 날(10월 29일)을 맞아 1986~87년 제작된 4메가 디램 설계도면 15건 67매를 복원해 소장처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전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물은 당시 4메가 디램 칩 전체의 설계 구조를 담은 풀칩 도면이다. 기존 1메가 디램보다 4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하기 위해 메모리 셀을 더 작게 만들고 배선과 회로를 효율적으로 배치·연결한 핵심 기술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국내 유일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이 도면은 독자 기술로 완성한 메모리 칩의 전체 모습과 당시 기술 수준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복원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길이 1~3m에 달하는 대형 도면은 장기간 말린 채 보관되면서 주름과 꺾임, 가장자리 찢김이 심각했고, 찢어진 부분을 붙인 비닐 테이프의 접착제가 변색·경화돼 추가 훼손까지 우려되는 상태였다. 국가기록원은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사업을 통해 8개월 동안 테이프 제거 도구와 유기용매로 테이프를 걷어내고, 오리나무 열매와 도토리 껍질 등 천연재료로 염색한 한지로 손실 부위를 메웠다.
긴 도면이 다시 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지름 6cm의 중성롤을 활용한 보존용 '굵게말이 축'과 전용 보존상자도 새로 제작했다. 복원을 마친 도면은 고해상도 전자화를 거쳐 국가기록원 누리집(www.archives.go.kr)에서 고품질 원문으로 제공된다.
이 도면이 담긴 4메가 디램 개발은 1986년 정부가 수립한 '초고집적 반도체기술 공동개발 사업'의 산물이다. 정부와 ETRI가 주도하고 삼성반도체통신, 금성반도체, 현대전자 등 민간기업과 학계가 대거 참여한 초대형 산학연 프로젝트였다. 우리나라는 1989년 4메가 디램 개발에 성공한 뒤 1991년 16메가, 1992년 64메가, 1994년 256메가 디램을 잇달아 내놓으며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박세웅 ETRI 원장은 "4메가 디램 도면의 복원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한 단계 높인 성과"라며 "반도체 강국의 첫 설계도라 할 수 있는 이 기록이 연구 현장과 국민에게 살아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보존과 활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용철 국가기록원 원장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보여주는 기록의 가치를 되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끄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며 3·1 독립선언서,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상장 등 모두 82개 민간·공공기관의 기록물 9,310매 복원을 지원해 왔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공공행정안전부 재난안전 보도자료· 행정안전부· 확인 2026.10.28
- 정부·공공이번 복원의 내용·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확인 202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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