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IMF 공동행사…토큰화 확대 효율성·취약성 보고서 발표
권민수 부총재 "금융인프라 도약 전환점…사전적 규제체계 필요"

한국은행이 IMF와 공동으로 8일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 보고서 발표 행사를 개최했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는 개회사에서 "거래조건과 실행규칙을 원장에 내장하면 거래와 청산, 결제의 여러 단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며 "금융인프라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밝혔다.
토큰화는 금융자산이나 부채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분산원장에 기록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존에 여러 중개기관이 나눠 수행하던 기능을 분산원장에 통합하면 대사 필요성이 줄고 투명성과 자동화 수준이 높아진다고 봤다. 다만 분산원장을 쓰는 자산과 참여자, 결제 수단이 늘어날수록 강화된 네트워크 효과로 편익과 리스크가 함께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토큰화 자산시장이 아직 규모가 작고 분절돼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법적 확실성과 규제 명확성, 상호운영성, 가용 결제자산 등 네 가지 측면에서 핵심 제약 요인을 완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토큰화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상시(24/7) 거래와 조각 소유권, 온체인 가격신호에 대한 실증적 근거가 나타났다. 반면 작은 시장 규모 탓에 전통적 주식시장보다 유동성이 낮고 변동성과 분절화 정도는 높았다. 보고서는 토큰화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실증분석 결과의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큰화는 유동성과 상호연계성, 레버리지 같은 전통적 취약성을 증대시키는 새로운 경로를 만들 수 있고 기술 및 인프라 관련 리스크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현재로서는 토큰화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가 제한적이지만 확산이 광범위해질 경우 금융시장 인프라와 법적 기반, 유동성 관리, 리스크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는지가 금융안정의 핵심 과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부총재는 "제한된 거래시간과 다수의 중개기관, 며칠씩 걸릴 수 있는 결제과정은 전통적으로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었지만, 이러한 마찰은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에는 일종의 완충장치 역할도 해왔다"며 "토큰화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될수록 이러한 사후적 대응의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자본유출을 겪은 아시아 지역의 경험을 감안할 때 기존 금융시장의 마찰이 시장 불안 시 정책당국의 대응 시간을 벌어주는 완충장치였는데 토큰화가 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잠재적인 위험이 현실화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사전적 정책 및 규제체계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재는 효율성과 금융안정 장치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랩타임을 줄이기 위해서는 직선구간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강력한 엔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비유했다. 이어 "높은 속도를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차체와 코너를 안전하게 돌 수 있는 접지력이 높은 타이어,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감속할 수 있는 브레이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정책당국에 토큰화 자산에 대한 법적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제화와 '동일 활동,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의 일관된 이행을 통한 규제 명확화를 제시했다. 규제 초안 마련에는 정책 샌드박스를 활용하고 복원력을 도모하면서 네트워크 간 상호운영성을 제고하며 안전하고 널리 통용되는 형태의 화폐로 토큰화 증권을 결제하는 방안도 담겼다.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운영·거버넌스·인프라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과 완화 노력을 강화하고, 원자적 결제와 담보 재사용, 경기순응적 디레버리징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관리하며, 토큰화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서킷 브레이커와 유동성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토큰화와 전통적 금융시장 간 연계성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 권고됐다.
이번 분석은 IMF가 토큰화 확산에 주목해 글로벌금융안정 보고서(GFSR)에 별도 챕터로 수록한 것이다. GFSR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리스크와 취약성을 평가하는 보고서로 매년 4월과 10월 연 2회 발간된다. 발표 행사는 권 부총재 개회사에 이어 곤살로 페르난데스 디오니스 IMF 통화자본시장국 선임 금융부문 전문가의 보고서 발표, 패널토론, 질의·답변 순으로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이 좌장을 맡고 블랙록의 에밀리 곽, 일본은행 마사키 벳쇼 부국장, 한국은행 윤성관 디지털화폐실장이 참여했다. 행사는 IMF 홈페이지와 한국은행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송됐다.
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자료
기사에 쓰인 사실은 아래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공공한국은행 중앙은행 보도자료· 한국은행· 확인 2026.10.08
- 정부·공공행사 개요· 한국은행· 확인 2026.10.08
- 기타[발언]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 확인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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